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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Si Hyoung LEE)

구차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치졸한 전투와 시뻘건 피, 시체로 넘치는 마천루 사무실 한 가운데서 어느 날 문득 작가로서 각성하기 시작하다. 그래 봤자 거리에 나오면 수많은 인파들과 섞여 거리 곳곳을 배회하며 어지럽히는 망령된 존재에 불과했다는 부끄러운 절망감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구도자로서 작가의 길을 찾아 나섰다 한다.

인간 본성과 소통에 대한 첫 장편인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2020)  전까지는 고작 키보드 워리어로서 벌인 피 튀기는 댓글 배틀의 향연이 그의 글쓰기 전부였으나, 그런 스스로의 한계를 동력으로 용감하게 오늘도 모니터 앞에 앉아있다. 인권, 정의,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 SF를 쓰면서도, 늘 우리 사회 전반을 투영한 갈등과 권력에 대한 이슈가 저절로 등장하곤 한다. L사에서 원자재 구매를 20년 가까이 했으며,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압도하는 미래 사회에도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에 《편리한 진실》(2021)을 발표했다. 


장편《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2020),《편리한 진실》(2021)

beath001@naver.com